유익한 교육용 게임 프로그램들 소개

“게임으로 뭔가 배울 수 있다구”
공부만 하라고 하는 부모님들이라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다. 하기 싫은 주입식 공부보다는 자신이 흥미를 갖고 직접 해보는 컴퓨터 게임에서 얻는 지식은 학교 공부와는 또 다른 학습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실례로 대부분 영어나 일어로 되어 있는 외산 게임을 하기 위해서 머리를 싸매고, 사전을 펼쳐 들어 대화를 해석하며 게임을 진행하던 경험을 올드 유저라면 대부분 갖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게임 속의 인물과 대화를 하고, 대화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의 RPG나 어드벤처 게임은 어학 실습에 더없이 좋은 수단일지도 모른다.

또한 각종 시뮬레이션(모의 실험) 게임들은 일반인들이 얻기 어려운 전문 지식을 아주 쉽고 흥미롭게 전문가의 수준으로 이끌어 주기도 하며, 간접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간편하게 제공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독서나 TV 시청보다 직접 생각하며 사건을 진행시키는 게임의 교육적 효과는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본격적인 교육용 게임의 시초는 애플로 발매된 미국의 ‘카르멘 산디에고’ 시리즈를 들 수 있는데, 카르멘 산디에고라는 여도둑을 쫓아 세계 각지와 시간 속을 여행하며 세계의 풍물과 역사를 공부하는 어드벤처 게임으로 80년대에 엄청난 인기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의 한 대학 역사학과에서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실습을 하기도 했으며, 작년 국내의 한 대학 도시공학과에서는 중간고사를 도시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인 ‘심시티’로 치른 적도 있다. 이렇듯 게임은 단순한 오락의 범주를 넘어서 교육의 도구로도 활용되어가는 추세라 하겠다. 이제부터 최근 구할 수 있는 교육용 게임 프로그램들을 하나하나 알아보기로 하자.

48억 년 이야기 (진화 시뮬레이션, 슈퍼패미컴)

고등학교 이상의 독자라면 지구과학 시간에 지질 시대에 관한 공부를 기억할 것이다. 선캄브리아 시대, 어류 시대, 쥐라기, 표준 화석, 시상 화석 등 어려운 단어를 외워야 했던 머리 아픈 경험 말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그런 복잡한 지질·생물학적 지식을 게임이라는 수단을 통해 즐겁게 배울 수 있게 해준다.

플레이어는 어류 시대의 원시 어류로 출발하여, 생존 경쟁을 거치면서 얻은 진화 포인트로 자신을 진화시켜 가는 형태인데, 각 지질 시대를 한 스테이지로 하고 있으므로 지질 시대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며, 등장하는 먹이나 적들이 그 시대의 대표적인 생물들이므로 당시의 자연환경도 알 수 있다. 또한 게임을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진화가 필요한데, 시행착오를 반복하면서 진화론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다.

그러나 자연 교과서나 컴퓨터 학습 프로그램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이 모든 것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의 진행은 액션 게임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꼬리를 진화시키면 꼬리를 무기로, 뿔을 진화시키면 뿔을 무기로 생존 경쟁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비슷한 게임으로 행성을 운영하면서 생물들을 번창시키는 ‘심어스’나 생태계를 시뮬레이션한 ‘심라이프’ 등도 훌륭한 교육용 도구가 될 수 있다.

심앤트 (개미 생태 시뮬레이션, 슈퍼패미컴)

파브르의 ‘곤충기’라는 책을 읽어본 사람은 여러 가지 곤충들의 신비한 생활에 놀라움을 느끼고, 직접 보고 싶은 마음을 갖기도 할 것이다. 이 ‘심앤트(SimAnt)’라는 게임은 직접 개미가 되어 개미의 생활을 눈으로 보고, 개미로서의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매혹적인 게임이다.

땅속에서 미로 같은 개미집을 짓고, 여왕개미가 알을 낳기도 하고, 다른 종류의 개미와 전쟁을 벌이기도 하며, 인간의 집에서 먹을 것을 구하기도 하는 등 개미의 생태를 그대로 재현시킨 것이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종족 개미들을 지휘하여 점차 번창시키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다. 비슷한 종류의 게임으로 메가드라이브용 ‘다이나 브라더스’라는 게임이 있는데, 플레이어는 알신(달걀귀신?)이 되어 각종 공룡을 지휘해 지구에 침입해온 우주 공룡들을 물리친다는 줄거리를 갖고 있다. 이 게임에서는 각종 공룡의 생태를 알아야 하며, 지형에 살기 적당한 공룡의 알을 만들어야 한다.

심시티 (도시 운영 시뮬레이션, 슈퍼패미컴)

심시티는 말 그대로 하나의 도시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허허벌판에 발전소를 세우고 공단을 육성하며, 경찰서나 공원 등의 편의시설을 세워 도시를 발전시켜 인구를 증가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대학에서 시험 자료로 사용될 만큼 사실성이 높은 게임이다.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도시 계획을 세워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공단을 많이 지으면 공해가 생기고, 인구가 밀집하면 범죄율이 증가하는 등 실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경험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시장이 되어 각종 건설과 도시 계획을 총지휘한다. 세율을 책정하고 인구를 늘려 도시 규모를 키워가야 한다. 또한 공해를 줄이기 위한 녹지 조성, 범죄율을 낮추기 위한 경찰서 건설, 도시 규모에 알맞은 도로 건설, 늘어나는 인구가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발전소 건설 등 작은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원래 PC용 게임이었으나 일본 닌텐도사에서 슈퍼패미컴용으로 컨버전해 판매하고 있다. 달 기지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인 ‘문베이스’도 비슷한 형태로서 미국 NASA(미 항공 우주국)의 협조를 얻은 게임으로 유명하다.

삼국지 3 (역사 시뮬레이션, 슈퍼패미컴)

중국에는 ‘4대 기서’라 불리는 소설들이 있다. 바로 삼국지,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의 네 가지 소설이다. 이 중 세 가지 소설이 게임화되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일본 코에이사의 삼국지 시리즈이다. 방대한 스케일과 수많은 등장인물, 중국의 가장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삼국지는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보았을 만한 소설이다.

그러나 오래된 소설인 만큼 지루한 점도 있고,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때문에 절반도 읽기 전에 포기한 독자도 많으리라 생각된다. 코에이의 ‘삼국지’ 게임은 플레이어가 직접 유비나 조조 등의 군주가 되어 중국 전토를 통일해 가는 전략 역사 시뮬레이션이다. 손자병법에 ‘싸우기 전에 이기는 것이 진실로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적을 무찌를 때 단순한 무력 충돌 이전에 첩자를 보내 상황을 탐지하거나, 계략을 통해 적의 반란을 일으키고 적국끼리 전쟁을 붙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본의 대기업에서는 사원 연수에 이 게임을 플레이시켜 위기 대처 능력을 테스트한다고 한다. 또한 대부분의 게임 용어나 인물 이름이 한자로 되어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한자를 공부하게 되며, 삼국지 3편의 경우 중국의 산이나 강 등 유명한 지형을 자세히 추가하였기 때문에 지리 공부도 겸하게 된다. 게임을 통한 이런 방식의 교육적 효과는 의외로 놀라운데, 필자의 경우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신장의 야망’이라는 게임 덕분에 본의 아니게 일본 전국시대 전문가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런 류의 게임을 많이 개발하여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른 나라에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으면 한다.

어드밴스드 대전략 (전략 역사 시뮬레이션, 메가드라이브)

인류가 겪은 가장 큰 전쟁, 제2차 세계대전. 이 게임은 독일의 군 지휘관이 되어 연합국과 싸워가는 특이한 설정의 게임이다. (실제로 게임이 발표되던 해에 게임의 주인공인 히틀러가 일본의 베스트 게임 캐릭터에 뽑히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그럼 이 게임의 어떤 점이 교육적인가? 그것은 독일군의 행적을 따라서 2차 대전의 흐름을 자세히 배울 수 있으며, 장교를 희망하는 학생은 전략적 지식의 습득과 무기 체계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을 모두 마친 사람은 2차 대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 전 세계가 황폐해지고 결국 패전으로 달려가는 독일의 야망을 체험하면서(독일이 승전할 수도 있지만 아주 어렵다), 전쟁의 무서움을 체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게임의 난이도가 아주 높은 편이어서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의 높은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맺으며

컴퓨터 게임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시켜 모든 경험을 즐겁게 얻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그러나 최근의 게임들은 그 분야의 전문적 지식이 없으면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만큼 컴퓨터 게임이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게임들이 대부분 외국어로 되어 있어서 게임 진행 시 어려움이 따르는데, 이것은 교육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는 또 다른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일부 학생들이 게임을 통해 외국어를 습득하고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앞으로 국내에도 좋은 교육용 게임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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